일상속에서

일본 큐슈(후쿠오카) 여행 - 3일차

인생은 아름다워77 2014. 1. 13. 00:16

후쿠오카 3일차 VOL.1 나가사키편

JR큐슈레일패스 구입 덕분에 이번 여행은 후쿠오카를 벗어나 특급열차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기로 했다. 고민 끝에 짬뽕으로 유명한 나가사키를 오전에 가기로 했는데 안내책자에 따르니 생각만큼 볼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두 시간여 가까이 가야 하는 거리에 이른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부리나케 씻고 하카타역을 향해 열심히 걸었다. 통하지 않는 언어 장벽을 해소하고자 JR시간표에 가는 열차편과 오는 열차편을 정해 보여주니 그나마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이곳은 생각만큼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적었고, 같이 모르는 영어를 가끔 터뜨렸지만 가장 좋은 것은 표정과 손짓이 의미 전달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이곳에서의 특급열차는 우리나라에서의 무궁화 객실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었는데 신칸센 열차에 비해 속도도 느리고 이곳저곳 정차하는 곳이 많았다.

나가사키는 그동안 알고 있던 것이 짬뽕이 유명하다는 정도였는데, 안내책자에 의하면 야경이 무척이나 멋진 도시였고 일본에서의 쇄국정책속에서도 외국과의 통상을 특별히 허가받은 혜택으로 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어울린 곳이라 할 수 있다.
특이할 점은 도시 가운데를 노면전차라 불리는 것을 이용하여 어지간한 도시 구경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처럼 두어 시간 남짓 다니는 여행객에게도 일일투어권을 구입하면 여러전 탔다 내렸다 하는 금액에 비해 저렴하게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수와진자메 정거장의 수와신사였다. 우리나라의 유학자를 모셔놓은 듯한 곳이었는데 비탈진 언덕을 타고 올라가는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신사로를 따라 올라가는 이들은 가는 곳곳마다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올라가는 예의범절이 있었다.
일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지치부시라는 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일본이라는 나라는 크게 친절, 아기자기함, 철저한 약속, 개인주의 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신사로를 따라 노면전차에 올라 이동한 곳은 신치 차이나타운이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국색에 맞게 붉은색으로 만연한 이곳에서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음식을 파는 곳이 많았고,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에 사람들도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오전 분위기는 그야말로 썰렁함 그 자체였다. 간이매점에 특별 메뉴처럼 등장하는 음식이 있었는데 얇고 둥근 빵을 반으로 접어 그 속에 잘익은 수육을 넣어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간식삼아 먹었더니 제법 속 달래기에는 괜찮았다. 달고 진득한 맛이 인상적이었는데 많이 먹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많아 보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부지런히 다녀 마지막 코스로 선택한 곳은 한자로 출도라 부르는 데지마라는 곳이다. 그곳에는 유럽의 상선으로 보이는 특이한 배가 있었는데,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만든 인공섬이바로 데지마이다. 이곳을 통해 배드민턴, 커피, 코끼리, 낙타 등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 그냥 왔다면 너무도 아쉬울만한 곳이었다. 누군가가 나가사키를 간다면 꼭 이곳 데지마와 야경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오전 내내, 오후의 시간을 빌어 여행한 나가시키는 후쿠오카와는 달리 깨끗해 보인다거나 현대식이라는 느낌은 적었지만 여전히 길가로 버려진 쓰레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거리는 깨끗했었다.

일본 사람들은 먹거리를 들고 다니며 먹거나, 기차나 전차, 버스 등의 대중교통에서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담배를 들고 다니며 피는 사람도 찾기 어렵고 쓰레기를 만들면 버릴 곳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자연환경과 여건을 재생산하여 일본이라는 특색을 살린 나라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들이 가진 에너지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였다.
물론 그 이면의 역사에는 보여지는 현존의 문화와 대치되는 그들만의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지만 짧으나마 살펴본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은 틀림이 없다.

내일이면 떠나는 이곳 일본 후쿠오카지만 언제고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픈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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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3일차 VOL.2 고쿠라성

한국의 전통 기와의 소박함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에 비해 일본의 건축구조물은 부드러움에 강렬함이 섞인 느낌을 많이 준다. 남은 시간을 고려하여 선택한 오늘의 두번째 여행지는 고쿠라라고 하는 곳이다. 이곳은 남쪽의 큐슈지역의 제일 위쪽 지역의 모지코라는 곳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흑백이 강렬하게 조화를 이룬 고쿠라성은 30여년 이상이나 시간이 걸려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수백 년 세월이 흐르며 증축되기도 하고 불에 타 소실되는 등 세월의 풍파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고쿠라성에서 역까지 걸어가는 길에 복합 공간인 건물이 하나 보였는데 이름하여 리버워크 키타큐슈이다. 상업시설과 방송국, 신문사, 미술관이 위치해 있는 곳이었지만 사실 일몰의 풍경이 너무도 좋아 그 안으로 들어갈 마음은 그다지 생기지 않았다. 강가로 놓여진 다리 위에서 일몰의 아름다움을 보고 있자니 그 자리에 머물러 한참이나 있고 싶었는데 춥기도 하고 배도 고파 허기진 배를 달래려 음식점을 향해 걸어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우동이 하나 눈에 들어오는 우동전문점이 있었는데 얼른 들어가보니 앉아서 먹거나 서서 먹는 형태로 된 독특한 구조였다. 돼지뼈를 우려낸 진득한 육수에 양념을 하고 먹기 좋게 삶긴 수타 우동면발이 무척이나 부드러운 일명 제육우동, 달콤함과 진득함이 가득 밴 그 맛은 가뜩이나 주린 배를 채워주기에 충분했고 그릇 바닥이 드러나도록 배부르게 먹었다. 허나 이 우동도 두 그릇을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느끼함이 있었는데 여튼 그 맛은 대만족이었다.
고쿠라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1시간 이상 남아 있었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해서 쇼핑도 할 겸 동서로 펼쳐진 아무프라자에 들어갔다. 도톰한 나트라도 하나 사려고 들어갔더니만 온통 여성용품으로 도배되어 그다지 살만한 것은 없었다.

하카타로 돌아와 보니 예쁜 색으로 물들여진 색조명을 보며 금요일은 우리나라에서만 불금이 아니라 이곳도 그렇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청춘남여들은 캐널시티와 나카스에서 그 젊음을 불태우겠지만 난 서둘러 다이소를 방문하였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있는 물건들이 주종이겠거니 했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그 규모가 보통 아니었다. 100엔샵을 표방하였지만 실제론 그 이상의 가격들이 많았고 기념삼아 이어폰과 과자 몇 개를 주워담고는 숙소로 들어왔다.

바로 며칠 전 숨막히던 답답함과 피곤함을 벗삼아 들어온 이 곳. 여전히 잇몸이 아프고 입술이 다소 메마른 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동하는 발걸음에 힘을 싣고, 기차를 타는 내내 잠을 자려고 애를 쓴 탓인지 그다지 피곤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종아리가 조금 아프고 허벅지가 단단해지기는 했지만 눌러서 느껴질만한 통증은 그다지 크지 않다.

아침이면 이곳 숙소 근처의 신사를 둘러보고 히카타항으로 이동을 할 것이다.
친절과 예의로 중무장한 일본에서의 짧은 일정에서 그래도 얻은 것이 있다면 용기있게 도전한 여행길이 아니었나 싶다.
누군가에겐 특별할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모르고는 도저히 감행하지 않는 이번 도전은 내게 소리없는 용기를 주었기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여전히 눈이 말똥말똥하다. 무엇을 그리도 기억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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