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연수 1일차. 설레임으로 맞이한 하루

인생은 아름다워77 2014. 7. 16. 20:28

모처럼 마음이 오가는 이들과 이른 새벽길을 나선다.

줄달음치며 다가온 새벽공기가 꽤나 청량하게 느껴진다.

캐리어에 매달아 놓은 비번 자물쇠가 달랑거리며 흔들리는 것이 어째 며칠을 쉬이 견디지 못할 듯 싶다.


그랬다.

바쁜 일상에선 누구나 꿈을 꾸는 법이다.

늘어지게 이어지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조금만 비켜서면 보여지는 새로운 모습들.

눈가로 핏발로 줄지어 선 피곤함보다는 가느다란 목줄 하나 걸고 흔들리는 자물쇠의 흔들림처럼 마음과 몸은 따로따로 놀았다.


새벽이라곤 하나 이미 힘차게 떠오른 태양이 남대천 위로 적어도 머리 하나 만큼은 올라온 듯 싶다.

진득한 구름층에 가려 제 모습의 일부밖에 보여주지 못한 시간 반대편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연수길에 올랐다.

시원함은 온데간데 없어도 오늘은 에어컨은 잠시 꺼둔 채 차창을 열어 손을 뻗어본다.

손등을 타고 오르는 미지근한 바람기가 반팔 셔츠 사이로, 목덜미 위로, 극기야는 어제 한 퍼머에까지 도달했다.

창문을 열어두니 볼륨을 높이는 일이 남았다. 

차창으로 새어 나가는 소리가 대관령 자락을 흔들고 덩달아 손을 뻗어 바람을 느낀다.

하루 아침의 시작은 이렇듯 평범하면서도 여느 날과는 다른 또다른 시작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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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앙교육연수원.

복잡한 구조에 길치인 내겐 미로와도 같은 강의실.

값에 비해 훌륭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잠시 정문 가까이에 자리한 생태학습장에 가보았다.

노랑어리연이 소담하니 올라온 모습이 참으로 곱다.

20여 분의 단잠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음이 다행스러울 정도다.


그러고 보니 오늘 새로운 일정의 시작점에 놓였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제법 단단한 결심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시작점의 단단함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스마트폰으로 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