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접사

동해안 일출

인생은 아름다워77 2017. 1. 26. 09:13
엊저녁부터 애둘러 부탁한 것이 아내에게는 꽤나 부담이었나 싶다.
일곱 시가 되기도 전에 피곤해보이는 아내가 나즈막히 나를 깨운다. 바닥은 그나마 괜찬은데 천장으로 맴도는 한기가 방바닥 아래에까지 퍼지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내년에는 소담하니 방한보수 작업이 필요할 듯 싶다.

갈깃자로 뻗은 머리를 대충 적셔 끄집어 내리고는 시동을 건다.

피곤함의 궁색함으로 나가보지 못한 바다엘 가볼 생각으로 말이다.
기찻길 옆 안인진 언덕배기 주차장엔 수년간 벗했던 자판기가 한 대 있는데 여전히 달다한 커피맛이 내겐 아주 익숙하다.

묵직하면서도 깊은 달달함과 언덕 아래로 보이는 여명의 발그스레함이 수줍은 새색시 같다.

수평선 위로 얕게 드리워진 구름이 왠지 아침부터 기분좋게 보인다.

[안인진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