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접사

제주도 2박3일 2일차 돔베낭골 군산오름 큰엉해안경승지 용눈이오름 일몰

인생은 아름다워77 2019. 1. 24. 23:36
피곤한 아침이다.

알람을 다섯 개나 맞추어야 겨우 일어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 이유를 모르겠다. 바짝 신경을 쓴 덕에 첫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이미 깨어 버렸다.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느낌이 싫어 이곳을 찾아왔건만 어느새 온몸으로 밴 강박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인가 보다.

어제 밤부터 고민했던 해맞이 장소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름에서부터 포구까지 서너 군데 물색은 해놓고서도 선택장애가 생긴다. 하기사 늘 최고를 위한 선택 상황에 놓이면서도 매번 갈팡질팡하던 일이 어디 한두해였던가.

돔베낭골은 네비 이정표에 맞추어 주차를 하고 나서 바다로 나있는 숲길을 따라 걷다가 내려가야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도 올레7길로 생각된다. 높은 절벽과 보기 좋게 자란 나무들로 주변이 펼쳐져 있는데 일출 장소로 손에 꼽는 경승지 중 하나이다. 돔베낭골은 '도마'처럼 넓적한 잎사귀가 달린 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돔베'와 '낭'은 '도마'와 '나무'를 뜻하는 제주말이다. 주상절리를 이루고 있는 절벽은 병풍처럼 둘러져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오랜 세월 병풍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나무 사이로 오른 해를 바라보노라니 어느새 난 바다 위로 오른 해를 맞이하는 나무가 돠어 있다.

바삐 차를 몰아 미리 예약해 둔 조식을 위해 호텔로 들어갔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가져간 드론과 휴대폰을 놓고 보니 혼자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는 나 자신이 좀 미안스럽기도 하다.

잠시 쉬다 제주도에 온 기념으로 예전부터 가보려던 군산오름으로 향한다. 거의 정상까지 차로 이동이 가능하여 조금만 올라가도 정상이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제주도의 비경을 보기애 좋은 오름 중의 하나이다.


군산오름을 나와 산방산이 곱게 보이는 형제해안로로 진입한다. 눈 앞으로 보이는 형제섬 덕분에 형제해안로라 불리고 제주도의 멋진 해안드라이브 코스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해안로를 삐져 나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비로 1100고지이다. 2주 전만 해도 산자락에 쌓여진 눈을 보고는 꼭 가리라 생각했지만 외투 없이도 다닐 정도의 따뜻한 날씨 덕분에 그 상황을 알아보니 눈은 눈씻으며 찾아봐도 없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대신 선택한 것이 5.16도로이다. 도로로 놓인 숲터널은 가을 그 풍경이 가히 절경라 하는데 겨울에도 그리 나쁘지 않다.


차를 세우는 것이 마땅치 않아 직진하다가 우연히  마주한 것이 비자림로이다. 말로만 듣고 가보지는 못했던 곳을 이렇게 지나니 우연히 볼 수도 있구나 싶어 슬며시 웃음이 니왔다.

성산으로 이동을 해야겠는데 그냥 가기에는 뭔가 아쉬워 정한 곳이 큰엉해안경승지이다. 검색을 하다 알게 된 것이지만 숲길을 걷다 보면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곳이 있다고 하여 초집중하며 길을 걸었다.







이젠 슬슬 길을 나서야겠다..제주도만 오면 빠뜨리지 않고 가는 곳. 성산일출봉 옆으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인 곳, 서쪽으로 지는 일몰이 아름다운 오름. 바로 용눈이오름이다.
오름 주변으로 레일바이크가 다닐 정도로 그 빼어남과 수려함은 그 어느 오름과 견주어도 뒤짐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는 해를 바라보노라니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지하주차장으로 빈 몇 개의 주차로로 차를 바삐 대고 나니 허기가 밀려온다. 직장에서도 늘 이리 여유없음으로 바삐 지냈는데 여기와서도 이 모양이네 싶어 피식 웃어본다.
그래도 여행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이곳에 오니 이것이 여행이구나 싶다.

그 누구와의 동행이 없어도 이리 풍성한 마음이 이는 것만으로도 제주 여행길이 충분히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