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접사
얼레지
인생은 아름다워77
2019. 4. 28. 23:08
치아 관리를 잘못하여 하악을 걷어내는 수술을 했다. 수술날 점심 식사로 한동안 먹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스팸에 계란을 둘러 먹기좋게 구워냈다. 김치찌개에 넣어 야들야들하게 만들어진 스팸이 사실 먹기에는 가장 좋지만 고기를 먹는다는 생각도 가질 겸 양념장에 양배추라도 푸욱 삶을 걸 그랬다.
결국은 스팸구이에 적당히 끓여진 찌개를 덜어내어 몇 수저를 떠먹는데 신세가 어찌나 처량한 지 목에서 올라온 뭉클함 때문에 결국 몇 개는 남기고야 말았다.
수저 위로 떨어진 한방울의 뭉클함이 스팸 클래식 보다 더 짰다.
두 시간 되면 오래 전 겪었던 그 고통의 과정을 다시금 느낄 것이다. 신경으로 쏴대는 마취주사는 거의 공포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기에 또다시 할까말까를 고민하는 갈등을 내게 던져주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일 즐겁게 맞이하려고 애썼다.
입가로, 상악동 광대뼈로 번지는 마취기가 사라졌어도 그 놈의 마취기운은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겨우 풀렸다.
뭘 좀 먹을려고 했는데 입이 말을 듣지 않는다.
수술의 뒷 일은 그리 진행이 되었다.
부은 입에 얼음찜질과 소독, 주기적으로 먹어야 하는 소염진통제. 얼른 임플란트를 심어 이를 철컥 붙여줬으면 좋겠지만 6개월 이상은 참으랜다.
허기가 지고 서있기도 아련하여 이것저것 마실 것과 죽을 챙겨 먹었다. 배만 부르면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 화창한 날씨였다. 주말 오후 대관령 자락은 해가 비치다가도 금새 비라도 불 것 같은 바람이 일었다. 곧 단오가 시작될텐데 그 시작을 알리는 국사성황사에서의 굿이 궁금했다. 주차장 화장실 왼쪽편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선자령이지만 기력 없는 난 그 왼쪽의 짧은 길에 올라 5분을 걸었다. 2년 전에 지인에게 안내받은 얼레지 군락지에 가기 위해서다. 아무도 없는 질퍽한 길에 나 혼자만 덩그라니 놓여 있다. 잠시 쪼그리고 앉아 주변을 조망하니 온통 얼레지이다. 재고 따지고 심은 것은 아닌지 두서없이 피어있는 얼레지를 보며 참 색이 곱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새 찬바람이 살살 불어댄다.
대관령 얼레지는 그 꽃말에 있는 것처럼 그 무엇인가를 질투하는 것 같지도 않고, '바람난 여인'이라기 보다는 '외롭고 수줍어 보이는 여인'이었다.
결국은 스팸구이에 적당히 끓여진 찌개를 덜어내어 몇 수저를 떠먹는데 신세가 어찌나 처량한 지 목에서 올라온 뭉클함 때문에 결국 몇 개는 남기고야 말았다.
수저 위로 떨어진 한방울의 뭉클함이 스팸 클래식 보다 더 짰다.
두 시간 되면 오래 전 겪었던 그 고통의 과정을 다시금 느낄 것이다. 신경으로 쏴대는 마취주사는 거의 공포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기에 또다시 할까말까를 고민하는 갈등을 내게 던져주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일 즐겁게 맞이하려고 애썼다.
입가로, 상악동 광대뼈로 번지는 마취기가 사라졌어도 그 놈의 마취기운은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겨우 풀렸다.
뭘 좀 먹을려고 했는데 입이 말을 듣지 않는다.
수술의 뒷 일은 그리 진행이 되었다.
부은 입에 얼음찜질과 소독, 주기적으로 먹어야 하는 소염진통제. 얼른 임플란트를 심어 이를 철컥 붙여줬으면 좋겠지만 6개월 이상은 참으랜다.
허기가 지고 서있기도 아련하여 이것저것 마실 것과 죽을 챙겨 먹었다. 배만 부르면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 화창한 날씨였다. 주말 오후 대관령 자락은 해가 비치다가도 금새 비라도 불 것 같은 바람이 일었다. 곧 단오가 시작될텐데 그 시작을 알리는 국사성황사에서의 굿이 궁금했다. 주차장 화장실 왼쪽편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선자령이지만 기력 없는 난 그 왼쪽의 짧은 길에 올라 5분을 걸었다. 2년 전에 지인에게 안내받은 얼레지 군락지에 가기 위해서다. 아무도 없는 질퍽한 길에 나 혼자만 덩그라니 놓여 있다. 잠시 쪼그리고 앉아 주변을 조망하니 온통 얼레지이다. 재고 따지고 심은 것은 아닌지 두서없이 피어있는 얼레지를 보며 참 색이 곱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새 찬바람이 살살 불어댄다.
대관령 얼레지는 그 꽃말에 있는 것처럼 그 무엇인가를 질투하는 것 같지도 않고, '바람난 여인'이라기 보다는 '외롭고 수줍어 보이는 여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