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에 눈이 꽂히면 쉬 다른 것에 눈돌리기가 쉽지 않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겐 눈깔사탕 하나가 여전히 부러운 시선이 되고
엄마 손 부여잡고 길가던 아이 놀이터에 노는 모습 보이면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고......
그것은 미련이요, 집착이요, 때론 갈망이 되기도 한다.
늦은 오후 대관령 고갯길을 지나니 탁 틔인 강릉 시내의 모습에 눈이 잘 떨어지지 않고
마른 낙엽 위로 도드라지게 피어난 꽃을 보니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하겠다.
그리도 작아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것이 마른 풀섶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토요일 오후,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 간다.
[대관령 하단 보광리 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