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봄이 온 것은 틀림이 없는데 생각과 기대 이상의 눈이 내렸다.
대지의 자취를 감춰 버리고, 추하게 드러난 일상의 찌거기들을 온통 순백의 여백으로 잠재워 버린 것이다.
아이들은즐거운 미소로 자신의 추억이라도남기려는 듯 바쁘고,
어른들은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우기에 여념이 없다.
폭설대란이다.오늘부터 조금씩 남하하던 눈기류가 이젠 경상도를 강타할 태세다.
새순이 돋고, 새해의 이른 희망에 대한 설계와 부푼 꿈이 채 발하기도 전에, 아니 그 순을 조심스럽게 내밀고 있을 즈음 이렇게 우리에게 큰 불편을주고 있다.
지구온난화라고 했던가. 이상기류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만큼 세상이 무척이나 변했다.
산업사회의 각박함인지,불가능은 없어보이는 기술만능주의의 산물인지는 몰라도
우리네 사고방식도 실로 많이 변했다.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서 한시도떠나지 않고, 서너살박이 코흘리개 아이들은 검게혹은 은색으로도색된 장난감 권총 앞에서 즐거움을 발한다.
조금은 힘든 하루, 눈을 치우면서 우리네 인정과 각박함이 왜이리 깊게 느껴지는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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