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3일차 VOL.2 고쿠라성
한국의 전통 기와의 소박함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에 비해 일본의 건축구조물은 부드러움에 강렬함이 섞인 느낌을 많이 준다. 남은 시간을 고려하여 선택한 오늘의 두번째 여행지는 고쿠라라고 하는 곳이다. 이곳은 남쪽의 큐슈지역의 제일 위쪽 지역의 모지코라는 곳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흑백이 강렬하게 조화를 이룬 고쿠라성은 30여년 이상이나 시간이 걸려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수백 년 세월이 흐르며 증축되기도 하고 불에 타 소실되는 등 세월의 풍파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고쿠라성에서 역까지 걸어가는 길에 복합 공간인 건물이 하나 보였는데 이름하여 리버워크 키타큐슈이다. 상업시설과 방송국, 신문사, 미술관이 위치해 있는 곳이었지만 사실 일몰의 풍경이 너무도 좋아 그 안으로 들어갈 마음은 그다지 생기지 않았다. 강가로 놓여진 다리 위에서 일몰의 아름다움을 보고 있자니 그 자리에 머물러 한참이나 있고 싶었는데 춥기도 하고 배도 고파 허기진 배를 달래려 음식점을 향해 걸어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우동이 하나 눈에 들어오는 우동전문점이 있었는데 얼른 들어가보니 앉아서 먹거나 서서 먹는 형태로 된 독특한 구조였다. 돼지뼈를 우려낸 진득한 육수에 양념을 하고 먹기 좋게 삶긴 수타 우동면발이 무척이나 부드러운 일명 제육우동, 달콤함과 진득함이 가득 밴 그 맛은 가뜩이나 주린 배를 채워주기에 충분했고 그릇 바닥이 드러나도록 배부르게 먹었다. 허나 이 우동도 두 그릇을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느끼함이 있었는데 여튼 그 맛은 대만족이었다.
고쿠라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1시간 이상 남아 있었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해서 쇼핑도 할 겸 동서로 펼쳐진 아무프라자에 들어갔다. 도톰한 나트라도 하나 사려고 들어갔더니만 온통 여성용품으로 도배되어 그다지 살만한 것은 없었다.
하카타로 돌아와 보니 예쁜 색으로 물들여진 색조명을 보며 금요일은 우리나라에서만 불금이 아니라 이곳도 그렇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청춘남여들은 캐널시티와 나카스에서 그 젊음을 불태우겠지만 난 서둘러 다이소를 방문하였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있는 물건들이 주종이겠거니 했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그 규모가 보통 아니었다. 100엔샵을 표방하였지만 실제론 그 이상의 가격들이 많았고 기념삼아 이어폰과 과자 몇 개를 주워담고는 숙소로 들어왔다.
바로 며칠 전 숨막히던 답답함과 피곤함을 벗삼아 들어온 이 곳. 여전히 잇몸이 아프고 입술이 다소 메마른 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동하는 발걸음에 힘을 싣고, 기차를 타는 내내 잠을 자려고 애를 쓴 탓인지 그다지 피곤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종아리가 조금 아프고 허벅지가 단단해지기는 했지만 눌러서 느껴질만한 통증은 그다지 크지 않다.
아침이면 이곳 숙소 근처의 신사를 둘러보고 히카타항으로 이동을 할 것이다.
친절과 예의로 중무장한 일본에서의 짧은 일정에서 그래도 얻은 것이 있다면 용기있게 도전한 여행길이 아니었나 싶다.
누군가에겐 특별할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모르고는 도저히 감행하지 않는 이번 도전은 내게 소리없는 용기를 주었기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여전히 눈이 말똥말똥하다. 무엇을 그리도 기억하려는지........
[스마트폰으로 본 세상]
'일상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월14일. 패키지 여행의 시작 (0) | 2015.01.18 |
---|---|
일본 큐슈(후쿠오카) 여행 - 마지막 날 (1) | 2014.01.13 |
일본 큐슈(후쿠오카) 여행 - 1일차 (1) | 2014.01.12 |
하루 단상 (0) | 2013.09.17 |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0) | 2012.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