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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접사

바람이 분다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분 지도 꽤 여러 날째다.
싱그러운 봄바람도 아니어서 먼지 가득한 녀석을 만나는 일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신명나게 보리밭에서 놀다 나온 지 30여 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나무타는 냄새를 그리 싫어하지 않는 나였지만 뭔가 기분을 나쁘게 하는 매캐함 때문에 고개를 돌려 대관령을 바라보니 불기둥에 연기봉우리가 자욱하게 바다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평형을 유지해 주는 받침점 근처엔 사람들이 없고 널빤지의 양 쪽 끝에서 서로를 노려보며 적대시하고 비난해대는 현 시대의 날선 시선들.

보리밭에 불어대던 그 바람에 온통 몸을 맡겨 흐느적거리다가도 금새 바람이 멈추면 슬며시 제자리로 돌아오던 그 회복탄력성에 우리네 인생은 어째 그민도 못한가 싶은 마음에 무겁다 못해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 나온다.

[어느 시골 보리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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