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987 기억의 뒤안길

1987년이면 영화여행 길에 함께 따라 나선 딸아이가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이고 아내와 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녔던 시절이었다.

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고 가면 반으로 줄어드는 재미 때문에라도 스포 관련 기사는 읽지도 않았었는데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간까지 본 영화의 여운은 무척이나 크게 다가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에서처럼 과거의 잘못된 점을 고치지 않고 바로잡지 않으면 결코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이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누구나가 다 떳떳하다 말하는 세상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낚아간 자리에서 권력을 누리기에 바쁜 세상이다. 주택보급률이 100을 넘었는데 아직도 집이 없는 무주택자가 너무도 많다. 집은 없어도 멋진 차가 있어야 하는 일상이고 인구 20만의 작은 도시 시내 거리는 출퇴근길 서울 도심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하다. 남이 하면 다 못된 짓이고 제가 하면 뭐든 이유가 있고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인식하고 해결해 나간다.

지나치게 단편을 이야기한 것이 맞다. 여전히 과거를 인식하고 현재에 살며 미래를 지향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니 이 세상이 이렇게라도 정의와 부패, 원칙과 꼼수, 권력에 눈 먼 자와 권력을 경계하는 자가 혼재하는 것이 아닌가.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아내 옆에서 지난 시절들을 하나둘 끄집어 냈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기억과 반성이 없는 자는 결코 미래가 없다는 말은 너무 억지스러운 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