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 단상

딸아이와 이야기가 되는 요즘이다. 화를 돋구어도 쉽게 풀고 때론 아빠를 슬며시 놀리기도 한다. 반말은 기본이고 여전히 감정풀이 하는 짓은 어제 일도 아니다. 그래도 딸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나 자신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그런 모습의 작은 한구석 감정일지도 모를 착각일지라도 분명 소중한 딸의 눈빛은 갈수록 고와짐을 확신한다.

어제부터 보자했던 영화를 오늘 보기로 했다. 자정이 가까울 무렵부터 시작했으니 이제서야 그 결말을 본다.

말모이. 우리말 사전이다.
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룬 영화라고 한다.
먹먹해서인지 중간중간 웃다가도 시무룩해지기 바쁘다.

꽤 긴 시간 영화를 봤다. 한마디 말이라도 할라치면 조용히 하라는 주변의 따끔한 말 한마디가 허공을 가르며 주눅들게 한다.

잠자리에 쉬 들지 못해 연화 포스터라도 하나 받을려고 검색해 보니 평점이 꽤나 높다. 영화의 소재가 무착 참신하거나 호기심을 믾이 끌기에는 무엇인그 아쉬움이 존재한다.
무엇을 기대한 것인지 신파조 영화라는 평도 있고 약간은 부족한 아니면 틀에 박힌 캐릭터의 연기라는 평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평이 주를 이룬다. 영화를 통해 느끼는 사적 감정과 견해는 충분히존재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 난 그 잘난 눈으로 영화 그 자체가 주는 구성력이나 연기력,  전개방식 등에 대해서는 그 아무 것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저 보여지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먹먹했고 웃었고 울었다.

"열 사람의 열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더 크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난 요즘 우리 사람들이 역사를 잊고 살아가은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자주 한다.

뭐든 그 하나 자신의 뜻과 맞지 않고, 생각이 다르다는 것 하나로 마주하는 이의 마음과 생각을 들을 여유도 없이 그저 자신의 이야기만 열 올려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 말모이를 보고 나서 여전히 이 먹먹함과 답답함이 가득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