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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된장국

애나 어른이나 집을 떠나 살게 되면 따스한 손맛이 담긴 엄마의 된징국을 그리워 한다.
여름이면 더워서 움직이기 싫고 겨울이면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은 탓에 굶고 출근하기 바쁘다.
세상이 변했다. 남편과 아내의 가사 분담이 일상화되고 남자쉐프가 각광을 받기도 하는 시대이다. 사실 섬세함과 정교함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우세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산출해내는 작품을 보아도 난 여성 유저의 작품이 더 와닿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보아 확률의 통계에 비추어 봐도 난 선감상 후작가탐색으로 보아 여성의 심성에 더 가까운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여성의 섬세함은 음식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남성의 호방함과 강인함이 음식에 잘 녹여져 손맛이며 재료의 기품이 독특한가 하면 난 자잘하게 손질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음식에 기호를 가지고 있고 특히나 달콤함과 구수함이 녹여진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된장국이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네 식구가 들락날락하는 화장실과 안방은 늘 북새통이다. 널려진 옷가지가 띨아이 방에 즐비하고 새로 구입한 물건들은 안빙과 거실 곳곳에 펼쳐져 있다. 깔끔과 깨끗함에 거리가 있는 나로서는 머리속에서만 청결과 정돈을 외치고 있지만 바쁜 아침을 맞이하다보면 30년 가까이 먹지 않던 아침밥을 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인데 얼마전부터는 무엇인가 먹거나 마시고 가야 하는 습관을 가지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구입하여 몇 개 개봉해 먹었는데 요즘 패스트푸드의 발전은 실로 놀랍다. 손가락 두세마디 크기의 덩어리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갓 만들어진 구수한 된장국이 탄생하니 이건 마술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두들 출근을 한 뒤 한껏 여유로워진 거실과 안방을 오가며 가족이 남기고간 흔적들을 느끼며 나도 틈입지처럼 슬며시 끼어든다.

즉석 패스트푸드 된장국이지만 아침부터 부대끼며 먹지 않아도 되는 구수함과 달짝지근함이 오래전 엄마가 해주신 된장국 같다. 두어 수저 밥을 떠서 말아먹으니 아침부터 포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