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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접사

오후 단상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냉기에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낀다.
대낮부터 심상치 않았던 파도의 일렁거림 만큼이나 우리 산해는 온통 구름더미였다.
잠시 한 눈을 팔고 있노라면 저만치 달아나고 있는 녀석을 놓칠새라 열심히 셔터를 눌러보지만 이내 머리를 뒤덮는 먹구름에 잠시 손을 놓는다.

그래야지. 어찌 그리도 내 눈에 보기좋은 모습만 고대하며 그리도 욕심을 내어 찍기만 하면 되겠는가. 눈에 좀 거슬리더라도 삼킬듯이 덤비는 먹구름도 즐거이 봐줄 수 있어야 함을........

부모님께서 이 치료에 보태쓰라고 정기예금 만기 전액을 우체국 봉투에 담아 건네주셨다. 그리도 거절을 했건만 자식의 불편함을 가만히 두고 볼 일만은 아니셨던가 보다.
미처 확인하기도 전에 부끄러이 받아들고 집에 와보니 생각 이상의 금액이 어제 나를 덮쳤던 먹구름 만큼이나 무너지는 억장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이었던지.....

그저 짠하다. 어쩌면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애잔함과 괜한 걱정을 끼쳐드렸는 지 미묘한 감정의 교집합이 유달리 진하게 다가온다.

아직 어른이 되려면 난 멀었나보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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