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물&모델

꼬마사진가의 꿈

막 첫발을 내디뎠다. 첫 발거음의 시작은 피곤함과 부담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몇해 전 아이들을 데리고 감쎄 나누어 본 사진이야기와 그네들의 사람이 떠올랐다.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 느꼈지만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감정의 공유를 통해 소기의 뿌듯하미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자신감보다는 우려가 먼저 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막 시작한 작은 시골학교에서의 토요방과후 사진교실이다.
근무하는 곳에서도 토요일 활동을 하다보니 격주로 나가 아이들을 만나야할 상황이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한다거나 생활의 면면을 봐줘야 하는 입장이 아닌 그네들의 감성을 일깨워주어야 하는 일이라 조금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신작로를 따라 달리던 길가로 여즉 녹지 않은 눈더미들이 흙더미와 엉겨 보기싫게 펼쳐져 있다.

퍼붓던 눈도 그친 지 제법 되었건만 서둘러 도착한 학교 운동장으로 온통 돌덩이같은 눈이 쌓여 있어 발을 디딜 때마다 모래알처럼 부서져내린다.
까만 바탕화면에 육분의 일 정도의 사진만 깔아놓은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꺼내고는 아이들을 맞이한다.

주어지는 것들이 적을수록 아이들이 가지는 생각은 많아진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11시가 다 되어 한 꼬마 아이가 빨개진 볼을 부비며 살며시 다가온다.
"어떻게 찍는 거예요? "...
출석부에 올라온 아이는 아니었지만 사진 배우겠다고 엄마를 따라 나선 모양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혼자 열심히 나를 찍어댄다.

카메라를 쥔 고사리 손에서 그 아이의 호기심과 천진난만함이 찰지게 묻어난다.
카메라 들기도 버거운 나이인 것 같은데 8살 꼬마 사진작가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



오전 한 시간은 그 아이 덕분에 흐뭇한 마무리를 하고 학교를 나선다.
싸늘한 바람도 이젠 소리없이 떠났는지 고즈넉한 교정 길가로 따스한 빛이 시리게 빛난다.

 

당분간은 이 교정에서의 눈시림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작은 시골학교에서]


 

 

 

 

 

 

 

 

 

 

 

'인물&모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놀이  (0) 2014.09.04
봄 소식  (0) 2014.03.30
가을 즐기기 2(1012)  (0) 2013.10.16
안반데기와 풍호마을  (0) 2013.07.21
한국무용  (0) 201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