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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접사

[강원 강릉] 8월 마지막날 안반데기

의심에 의심을 더 했어야 했나 싶다. 해질 무렵 올라온 안반데기 풍경이 의심스러웠지만 무리를 해서 올라왔더니 사람들이 정말 많다. 언제부터인가 연령대가 낮아진 느낌이 들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띈다.
대학 다닐 적 들었던 이야기로 서양 사람들은 연인들의 최고 데이트 코스를 별자리 보러 다니는 것이라 했는데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바람도 보통이 아니다. 수십 개의 풍력발전기가 굉음을 내며 저리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은 근간에 처음 본다. 세워둔 카메라도 휘청거리고 가늘어진 내 몸도 휘청거린다.
 
너른 창밖으로 흔들리는 나뭇잎과 떠도는 구름이 아늑했던 오후의 무더위를 안반데기의 새벽 한 시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두툼한 복장으로 올라왔기 망정이지 큰일날 뻔 했다.
 
오늘은 사람, 바람, 구름은 삼다도 제주 같고, 이미 차 안에 들어오고 나니 밖으로 나가기가 싫다. 새벽 3시 정도에 구름이 걷힌다고 하니 기대는 해보겠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내 바램같다.
 약간 촉촉한 느낌이 습도가 높은 것으로 느껴져 운해를 바라볼까 아니면 그냥 내려갈까 고민이 된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래보나 싶어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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