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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접사

태고의 신비 장전이끼계곡

몇 해 전을 뒤로 하고 또다시 낯설어진 길을 나섰다.
평창 진부면에 있는 장전이끼계곡.
어제 내린 실비에 산자락 곳곳에 물이라도 흐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나선 길인데다 날씨도 흐려 제법 깨끗한 모습을 예상했던 터라 가는 길 내내 기대감과 흥분이 교차했다.

가는 길 일부가 보수되기는 했으나 그래도 여즉 이끼계곡 가는 길은 대소 험하다. 이륜 승용차 바닥이 굴곡진 둔턱을 남을 때면 드르륵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한 시간 이상을 달려 도착한 언덕배기로 2륜차가 약간 덜덜거리기는 해도 낯설음이 조금씩 낯익음으로 변해갈 무렵 펜스로 막혀진 이끼계곡 입구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다. 동행인을 제외하고는 이름 모를 곤충과 군데군데 돋은 야생화, 인적이 느껴지지 않은 길. 그 하나하나가 슬며시 생각나기 시작했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약간의 빛조차 허락치 않는 입구를 타고 잠깐의 여정길에 오른다.

훼손된 이끼들이 완전하지는 않아도 제법 복원되었고, 흥건하지는 않아도 메마른 느낌이 들지 않는 계곡물을 보니 슬며시 웃음이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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