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은 떨어지고 잡식성 취미가 많은 내게 생의 전환점이라면 수긍할만한 일을 찾았다.
조용한 동네 작은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지나고 보니 이 작은 평수의 밭을 내 손에 쥐기까지 꽤나 고달픈 시간을 보낸 것이 사실이다.
백마디의 말보다는 한 번의 행동을 더 신뢰하는 내 성향상 누구보다도 먼저 내 자신에게 그런 자격이 있나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바다가 멀지 않은 시골의 부담스러운 평수의 땅을 분할하여 사기로 하고 맞이한 첫 난관은 바로 자금이었다. 비밀공작금은 아니지만 빠듯한 형편에 부담되는 금액의 토지를 산다는 것은 평생 내가 시도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올해 아내차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니 무모한 시도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자금을 확보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입되어 있던 정기예금을 모두 깨고 공제회에 가입된 금액도 손을 대고, 아내의 특별비자금(?)까지 밑천까지 탈탈 털어 소중한 내 땅 180평을 마련했다.
일반둥기와 추가로 이루어진 분할등기룰 하며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어 결국 아내차를 다운그레이드 하여 사기로 하고 일부 자금을 땅에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이해해 주고 받아들여준 아내에게 정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부부로 20년 넘게 살면서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단 한번도 반대하지 않았던 아내는 그야말로 내겐 무착이나 큰 사람이다.
땅을 사고 나서 한동안은 오가다 바라보기만 해도 너무 좋았다. 비만 오면 진흙밭에 물이 고이고 작은 농로로 물이 흘러가도 그저 좋기만 했다. 그다지 부유하지 못했던 형편에 평생 내 땅이라는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니 진흙밭이든 모래밭이든 뭐가 대수였겠나 싶었다.
그렇게 2022년은 흥분과 감동의 시간으로 지나갔다.
* 기다림의 시간에 서서 여기저기 다니기도 했다.
# 그 겨울의 내 차

# 덕봉산자연생태탐방로

# 정동진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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