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 기다랗게 놓인 신작로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는 힘차게 질주했던 일이 생각난다.
귓가로 스치는 바람이 꽤나 시원했고, 무엇인가 트인 뚫림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 길 위로 그다지 많지 않았던 차량들과 친구들의 자전거 부대는 서로 힘주어 경쟁을 하며 달렸었다.
아니 솔직히 표현하면 그들에게는 상대할 가치도 없는 자전거를 난 마치 학교 길 경쟁상대라도 되는 양
그렇게 신나게 질주하곤 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20여 년이 훌쩍 지나버린 시간
난 지금 지나가는 자건거를 상대할 생각도 않고 귓가로 흐르는 바람소리를 자칫 잊어버릴 뻔했다.
도심의 작은 육교 위에 올라 그때의 그 길로치면야 형편없이 보잘 것 없는 그 신작로를 그려보는 것은
보이는 변화의 무덤덤함보다는 귓가를 스치던 바람이 생각나서일게다.
난 지금 길 위에 서 있다.
아파트가 즐비하고, 크고 작은 상가들이 들어서고, 분주히 움직이는 차들의 그 혼란함 속에서....
그리곤 슬쩍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해 본다.
가끔은 이곳에 서서 무엇이고 스케치할 생각이다.
[0923 강릉 교동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