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부터 아이들은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늘 그렇듯이 애착이 가는 물건이 손이 더 가고, 애정어린 사람에게는 늘 눈시울이 적셔지는 것처럼
가족이라는 이름은 때론 흐뭇함과 미소를 주기도 하고, 때론 아련한 간절함을 던져 주기도 한다.
부쩍 활발해진 지윤이가 결국은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다녀오게 되었다.
약간은 이른 퇴근 후 녀석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으면서도 녀석은 그 밝은 미소 하나 쉽게 저버리지 않았다.
저녁엔 가족과 함께 자기가 좋아하는 인연을 사준다는 것에 미리부터 짐짓 들뜬 기분을 감출 생각을 않는다.
늦은 저녁 잠든 머리 맡에서 녀석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느새 아빠라는 이름으로 정의 내려진 이 시대 가장의 모습으로 흘려진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이마에 맺힌 땀을 슬쩍 훔쳐주
어 본다.
늘 그랬듯이 자정이 넘어 작은 방 한켠에 자리한 지금으로선 잔잔한 음악 한 소절이 그리울 뿐이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으나 마음 같아선 영원히 녀석의 작은 이마를 훔치며 흐뭇하게 웃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