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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iary

연수 3일차. 돌아오는 길

조금만 움직여도 목덜미를 지나 어깨 너머로 흘러가는 땀방울이 느껴지는 더위가 연일 이어진다.

초복이라 그런가. 아침부터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본디 탄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얼굴이 무척이나 푸석한데다 살짝 붓기라도 하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늦은 기상에 펼쳐 놓은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챙기고는 서둘러 길을 나섰건만 시간 맞춰 겨우 연수장엘 도착했다.

더워서인지 아침 첫담배의 향기도 그닥 매력적이지 않고 계단을 거슬러 올라가다 두고 온 정신마냥 이름표를 잃어 버렸다.

뭐 꼭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고 그리 내세울 것은 없지만 간단한 나의 족보를 목줄마냥 걸고 다녀야겠기에 분실 신고를 하고는 명찰을 새로 발급받았다.

고급지에 프린트된 명찰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어디 픽셀 하나 나간 곳 없이 깔끔하게 출력되었다.

 

이곳에서의 새로운 만남, 바로 삼일째 되는 날이다.

 

같은 시각 한 자리에 앉아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의 표정엔 여전히 합격의 기쁨과 더불어 지난 밤의 이야기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젠 약주를 좀 많이 하셨는지 붉은기의 얼굴이 채 가시지 않은 분들도 계시고, 모처럼 채도 높은 옷에 눅눅한 대기를 제법 산뜻하게 맞이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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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곤하니 도대체가 기억나는 것이 없다. 정신이 좀 맑아지면 다시 기억할 일이다. 이런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