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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접사

포항을 지나 거제로..호미곶/매미성/계룡산/사등마을


거제로의 여행길이 그리 짧지는 않다. 강릉에서 땅끝마을까지 거리보다야 짧지만 무려 500km가 넘는 먼 여정길이다.
이번 여행은 좀 늦게 출발하더라도 통영의 소매물도는 꼭 가보기로 헸기에 포항에 들러 하룻밤 쉬고 갈 참이었다.
마침 예전부터 생각만 했던 호미곳을 가보기로 했다. 호미곶은 해맞이공원을 따라 바다로 진입하면 바로 보이는데 유명한 것이 물 위로 상생의 손이 놓여져 있다는 것이다.
새해 첫 날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새학기가 시작되는 삼일절과 연휴를 끼워 여행을 온 사람들이 많았다.

호미곶에서

매미성에 들렀다.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한 농업인에 의해 천년바위 위에 세워진 성벽이다. 돌을 쌓고 그 틈으로 시멘트를 메워 마치 중세의 성벽처럼 쌓아 올렸다고 한다.
어느 지역이든 여행을 하다보면 그럴만한 이유의 역사가 숨어져 있는 곳이 많다. 무엇이든 이유를 알면 더 잘 보이고 더 잘 느껴지는 것이 여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매미성을 나와 거미줄처럼 엉긴 도로를 벗어나고 싶었다. 일시에 몰린 인파에 제멋대로 주차된 차들 사이로 줄지어진 나도 어느새 무엇인가를 보고 가야했기에 들른 곳이었지만 이러다 나머지 일정 소화가 어려울 것 같아 얼른 계룡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거제모노레일파크로 이동을 했다. 여러 명이었으면 아예 예약조차 안되겠지만 미리 전화라도 한통 넣었기에 혼자 가면 틈새로 탑승권을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라도 다행인지 ...
대략 올라가는 시간만 30분 정도라고 한다. 탑승자는 한 커플과 나 이렇게 딱 3명이었다. 미리 예약한 사람들이 미처 도착하지 못해서인지 탑승예정시각보다 빨리 오를 수 있었다. 조금은 운이 닿는다고 느끼는 것이 사전에 예약도 하지 않았고 도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각에 오를 수 있어서였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간  계룡산은 거제의 높은 산 중 두번째인 높이의 산이다. 고도 1000미터가 넘는 고산은 아니지만 섬이었던 거제에서는 두 번째로 큰 산이라고 하는데다 장상에서 바라본 동쪽과 서쪽의 모습이 워낙 달라 그야말로 비약과 반전의 멋진 풍경을 보여 주었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보여지는 다도의 모습이다. 미세먼지만 아니었어도 아스라히 전해오는 원근의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경이다. 비로 앞으로 산허리를 휘감는 둘레길이 보이고 해지는 서쪽 섬 앞으로 내려앉는 오후의 한 때가 이리도 황홀할 수가 있을까 싶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도 오줌이 찔끔거리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순간 잊어버렸다.

동쪽은 거제시의 가장 중심가가 보이고 아파트촌이 자그마한 블록을 늘여놓은 모습이다.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려 예약해둔 모텔로 가니 만실이랜다. 카운터에 잠깐 서있는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만실 안내를 받고는 소리없이 떠났다.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모텔리어에게 슬쩍 일몰지를 추천해 달랬더니 통영으로 넘어가는 지명을 하나 알려준다. 스탬프를 가득 채우면 선물을 주는 거제 지도를 가져다주고는 이내 표시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분께는 개인적 일몰 스팟이었던 곳이라 한다. 객실로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는 서둘러 차를 몰고 출발을 했다.

낯선 도로를 타고 가다 일몰이 끝나 보이는 작은 마을에 멈추어 섰다. 사등마을이랜다. 서쪽으로 벌써 해가 넘어가 버린다. 오른쪽으로 가조연륙교가 보인다. 거제도가 거제시로 바뀐 것이 바로 육지로 연결되는 교가 때문인데 저 다리를 타고 넘어가면 가조도라는 섬으로 이어진다. 모텔 주인에게 추천받은 곳이 바로 저 가조도라는 곳인데 그곳에믄 미처 가보지도 못했다.
사등마을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고 보니 남서족 신거제대교를 타면 통영으로까지 넘어가니 순간 그쪽으로 넘어갈까 고민도 했다.

거제중부권에서의 하루가 바삐 지났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일정에 닥치는 대로 다닌 하루였고 그래서 더윽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책임처럼 맡겨진 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오늘은 푹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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