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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접사

별이 흐르는 강. 안반데기 은하수

아내에게나 처남댁에게 모처럼 멋진 선물을 했다. 일단은 가뜩이나 무거운 아침부터 출근 준비하랴, 먹을 거라도 조리하랴  부산을 떨다보면 월요병이 도져 첫시작을 상쾌하게 시작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인대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러 간 딸아이를 집에다 데려다 놓고 혼자만 즐겼던 밤하늘 별구경을 시켜주는 일은 그야말로 선물인 것이다.
자정 이전부터 남동쪽으로 올라오던 은하수가 점점 기세를 높여 곤두서기 시작할 무렵 더이상은 머물 수 없어 천천히 하산 준비를 해야 할 터이지만 안반데기 마을 멍에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하늘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은하수 찾기에 바빴던 나와는 달리 처남댁은 눈으로 처음 접해본 별무리 모습에 연실 소리를 지르고 그다지 감흥이 적어 보이는 아내도 가볍게라도 예쁘다며 분위기를 돋운다.

어둠을 뚫고 30여분 이상 속도를 올려 도착할 수 있는 길이지만 안반데기 멍에전망대를 포함한 길가 곳곳에 삼삼오오 짝지어 온 청춘남녀를 보고는 그리 위험하다는 생각이 많이 줄었는지 다음에 또 올 것을 약속한다.

미세먼지가 좀 있어서인지 대기상태가 아주 쾌청하지는 않아도 별구경 하는 사람 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기에 언제든 맘먹고 올라오면 제법 안전하게 밤하늘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만으로도 아내의 인식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근간에 참 여러번 이곳을 올랐다. 무더위로 가득한 집근처 시내의 기온과는 달리 이곳 안반데기는 니름 서늘한 바람에 몸을 살짝 떨며 추위를 느끼게 하는 쾌청함이 있다.

오늘은 유독 은하수가 진하고 별들이 아주 멋진 군락으로 빛난다. 저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1100m 아래 우리의 터전에서도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동행인으로서의 빛이 가득하기를 바래본다.

그래서 오늘도 이곳에 오른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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