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급작스런 소나기와 벗하며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바다가 위 언덕위 자판기 커피맛은 언제 마셔도 일품이다.
적당한 거품과 단내 가득한 커피 향내, 흔히들 말하는 다방커피를 난 좋아한다.
혹시라도 싶어 작은 우산 하나를 꺼내고는 이미 하루를 접어버린 바닷가로 슬쩍 나간다.
너무도 잔잔하여 오늘이라도 슬피 울어주길 바랬던 바다는 여전히 작은 미동만을 거듭한 채 늘 그 자리에 서 있다.
진한 향내가 바다를 메울 즈음 슬며시 그곳을 빠져 나온다.
[강릉 안인진]